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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주상골증후군 수술(D-day)

슈뢰딩거의 고등어 2022. 6. 3. 20:58

저는 척추마취+수면마취를 했습니다.
척추에 주사를 처음놓아보는거라 너무 겁을 먹어버려서 의료진분들이 자꾸 긴장을 풀어주려고 노력해주셨습니다... 생각보다 주사 바늘이 들어가는건 아프지 않았는데 어느 정도 주사바늘이 들어가고 하반신이 갑자기 찌릿거리는건 정말 기분나쁜 느낌이었습니다. 하반신 마취가 되고나서는 의지대로 발이 안 움직이는데 의료진분들이 제 다리를 만지면 쥐난거 같은 느낌이 났는데 느낌이 나는데 이게 마취된 게 맞나싶었는데 이게 맞다고들 하셨습니다.

그리고 사실 수면마취는 안해도 되는데 제가 겁쟁이인지라 해달라고 해서 수면마취를 해주셨습니다. 수면마취를 한 이후부터는 기억이 없습니다. 잠이 깨보니 대기실? 같은 곳에 누워있었고 그냥 심심해서 다른 사람들이 수면마취를 하고 헛소리를 하는것을 듣고 있었습니다. 꽤나 재밌었습니다. 그리고 간호사분께 저도 혹시 헛소리 했나요? 하고 여쭤봤는데 전 계속 잠만 잤다고 합니다. 이때마저 노잼인 제가 좀 실망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좀 시간이 지난 뒤 다시 입원실로 와서 보니까발에 붕대가 칭칭감겨져 있었는데 발이 너무 무거워서 다리힘으로 순전히 들 수 없어서 팔로 다리를 들어서 옮겼습니다.

누워서 쉬고 있는데 간호사님이 4시전에는 화장실에 가야한다고 하셔서 화장실에 혼자가려다가 넘어질뻔했습니다. 다행히 아버지가 주변에 있으셔서 바로 잡아주셨습니다. 생각보다 아버지 움직임이 빨라서 놀랐습니다.

의사선생님이 오셔서 제거된 뼈를 찍은 사진을 보여주셨는데 의사선생님이 큰 편이라고 하셨습니다. 괜히 크다하니까 뿌듯하고 암튼 너무 신기했습니다.

제거된 뼈

그리고 마취 풀리면 아플 수 있으니까 아플때 참지말고 버튼 누르라고 진통제를 링거에 달아주셨는데 마약성이라고 하셨다. 마약이라해서 좀 기대했는데 별로 도움이 되는지는 잘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마약이라고 적힌 알약도 먹었는데 효과가 역시나 없었습니다.

밤 사이에 많이 아플 수 있다고 하셨는데 다행히도 그냥 잠만 잘 잤습니다. 병원에 와서 진짜 거의 신생아마냥 계속 자는 것 같습니다. 심심할 줄 알고 책도 가져오고 했는데 자느라 거의 읽지도 못했습니다.

좀 무료해서 공부나 해볼까 하고 책상을 피고 앉았는데 다리에 피가 쏠려서 포기하고 그냥 누워버렸습니다. 그리고 계에속 또 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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